용돈기입장 쓰는 법, 초등학생도 할 수 있어요
“엄마, 내가 쓴 돈을 적어봤어!” 어느 날 아이가 스스로 보여준 작은 노트 한 권. 놀랍게도 날짜, 항목, 금액이 꼼꼼히 적혀 있었어요. 제가 따로 시킨 적은 없었는데, 아마도 저와 함께 가계부 쓰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던 것 같아요. 그날을 계기로 우리는 ‘용돈기입장 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아이에게 돈을 쓰는 것만큼 중요한 건 ‘기록하는 습관’입니다. 이 글에서는 저희 아이와 함께 실천해 본 용돈기입장 쓰는 방법과 재미있게 습관화하는 팁을 나눠보려고 해요. 숫자를 어려워하는 아이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왜 용돈기입장이 필요할까요?
어린이에게 용돈기입장은 단순히 지출을 적는 도구가 아닙니다. 내가 쓴 돈을 돌아보고, 다음 선택을 계획하는 ‘생각의 공간’이에요. 저희 아이도 처음엔 “왜 이런 걸 적어야 해?”라고 묻더니, 점점 “이번엔 다 쓰지 말고 남겨야지”라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기록을 통해 아이는 '돈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하고, 돈의 주인이 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기입장 구조
기입장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저는 아주 간단한 틀로 시작했어요. 날짜, 사용한 항목, 금액, 느낌 – 딱 4가지만 적는 구조입니다. 특히 ‘느낌’ 칸은 아이가 “이건 아까웠어”, “잘 쓴 것 같아”라고 스스로 판단을 적는 칸이에요. 이걸 통해 아이는 단순한 계산이 아닌 ‘판단과 성찰’이라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어요.
| 날짜 | 사용한 것 | 금액 | 느낌 |
|---|---|---|---|
| 7/1 | 붕어빵 | 1,000원 | 맛있었지만 금방 사라졌어 |
| 7/3 | 연필 | 500원 | 필요한 걸 사서 기분 좋아 |
재미있게 시작하는 첫 기입장 쓰기
기입장 쓰기는 처음이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첫 기입장 챌린지’를 만들었어요. 일주일 동안 기록하면 스티커를 주거나, 자신만의 표지 디자인 콘테스트를 여는 식으로요. 특히 표지 만들기는 효과가 좋았어요. “이건 내 기입장이야!”라는 주인의식이 생기니까 아이도 더 자주, 자발적으로 쓰려고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매일 쓰는 걸 기대하기보단, ‘한 줄이라도 적는 것’을 응원해주세요. 기록 습관은 강요보다 칭찬으로 길러지는 법이니까요.
꾸준히 쓸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용돈기입장을 쓰다 보면 며칠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땐 다그치기보다 “그날엔 뭐 했더라?” 하며 대화로 유도해보세요. 저희는 냉장고 옆에 기입장 코너를 만들었어요. 기록한 날엔 자석으로 ‘작성 완료!’ 표시도 붙이죠. 시각적인 변화가 아이에게 동기를 주는 좋은 자극이 되었어요.
그리고 일요일 저녁엔 ‘가계부 회의 시간’을 가졌어요. 일주일 동안의 기록을 보며 “이건 왜 샀을까?”, “다음 주엔 어떻게 써볼까?”를 함께 이야기했죠. 아이는 점점 스스로 소비 패턴을 파악하며, 저축 목표까지 세우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잘못 적어도 괜찮아요, 고치며 배우는 법
기입장 쓰기를 하다 보면 ‘항목이 중복되거나 금액이 틀리는’ 일이 자주 있어요. 이럴 땐 “틀렸어!”보단 “혹시 기억이 다를 수도 있겠다. 다시 확인해볼까?”라고 말해보세요. 저희 아이도 처음엔 헷갈려 하다가, 나중엔 수정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질문하는 힘이 생겼어요.
아이에게 기입장은 완벽함의 도구가 아니라 ‘성장 기록장’이란 걸 알려주세요. 틀리는 것도 배우는 과정임을 인정해주면, 아이는 더 즐겁고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해줘야 할 작은 역할들
아이 혼자 용돈기입장을 완벽히 꾸준히 쓰는 건 사실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존재감’이 필요해요. 아이가 기록할 때 조용히 옆에 앉아 있거나, 함께 웃으며 하루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큰 격려가 됩니다. 저희는 “오늘도 기록했네! 멋지다” 한 마디로도 아이의 의욕이 살아났어요.
그리고 가끔 부모도 자신의 소비를 함께 써보면 좋아요. “오늘 엄마도 5,000원 썼어. 커피 샀지!”라는 말 하나가, 아이에게 ‘기록은 어른도 하는 일’이라는 강한 메시지가 됩니다. 부모의 작은 참여가 아이의 큰 성장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자주 묻는 질문
물론입니다. 숫자보다는 ‘무엇을 샀는지’와 ‘기분이 어땠는지’를 적는 데 초점을 두면 됩니다. 숫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요.
물론이에요. 기입장 쓰기는 꾸준함도 중요하지만 ‘유연함’이 더 중요합니다. 다시 쓸 수 있게 격려해주세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놀이처럼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림이나 색깔을 활용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어요.
재미있는 미션이나 칭찬 스티커, 표지 꾸미기 같은 활동을 함께 해보세요. 아이의 흥미를 살리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일주일 단위로 함께 돌아보며 좋은 소비 습관, 아쉬운 지출을 이야기해보세요. 이 대화가 경제 감각을 키워주는 핵심이에요.
간단한 앱이나 엑셀도 좋지만, 처음엔 손으로 쓰는 기록이 훨씬 교육적입니다. 글쓰는 습관까지 함께 길러줘요.
용돈기입장은 단지 숫자를 쓰는 도구가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고, 소비의 선택을 돌아보며, 자율성과 책임감을 함께 키워가는 과정이에요. 기록하는 습관이 아이에게 지루한 일이 아니라 재미있는 성장의 경험이 되도록, 부모가 함께 웃고 칭찬하고 기다려주세요. 오늘부터 단 한 줄이라도, 아이의 첫 경제기록을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