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개념을 놀이로! 미취학 아동을 위한 돈 교육 방법
"엄마, 왜 동전은 작고 지폐는 커요?” 아이가 그렇게 물었을 때, 순간 멈칫했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숫자 개념도 아직 불완전한 미취학 아동에게 ‘돈’을 설명하는 일, 결코 쉽지 않죠. 하지만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웁니다. 돈도 마찬가지예요. 실생활과 연결된 즐거운 활동 속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돈의 개념을 익히게 됩니다.
저 역시 우리 아이가 다섯 살이 되었을 때부터 놀이를 통해 돈을 알려주기 시작했어요. “돈은 왜 필요한 걸까?”,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아이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실제로 효과를 봤던 경험을 공유드릴게요. 딱딱한 이론 없이, 아이 눈높이에 맞춘 경제 교육, 함께 시작해보세요.
1. 아이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첫 질문
“엄마, 왜 동전은 반짝거리는데 종이는 안 반짝거려요?” 마트 계산대에서 다섯 살 우리 아이가 툭 던진 말이었어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바로 그때가 경제 교육의 시작점이었죠. “왜 그런 질문을 할까?” 생각하다 보니, 아이가 ‘돈’이라는 물체에 대한 첫 번째 인식을 시작한 순간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아이들의 질문은 언제나 관찰에서 출발하죠. 이때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열어주는 게 중요해요. 저는 집에 와서 동전과 지폐를 나란히 놓고, 소재와 색, 크기 등을 함께 비교해봤어요. 이 작은 대화가 돈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렸고, 이후 모든 돈 관련 놀이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2. '가게 놀이'로 배우는 돈의 흐름
처음엔 종이로 만든 지폐와 동전을 만들어 아이와 함께 ‘마트 놀이’를 시작했어요. 아이는 점원이 되고, 저는 손님이 되었죠. “이 바나나는 얼마예요?”라고 물으면 아이는 가격을 정하고 계산기를 두드렸어요. 물론 숫자는 아직 정확하지 않았지만, ‘물건은 돈과 바꾸는 것’이라는 개념은 이 놀이에서 분명하게 각인됐어요.
일주일에 한 번, 아이는 진지하게 가격을 책정하고, 나름 계산서를 만들어 손님에게 건넸어요. 어떤 날은 자기가 사장이라고 명함도 만들었죠. 놀이였지만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라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더라고요. 아이는 이 놀이를 통해 돈이 '주고받는 교환 도구'임을 스스로 느끼기 시작했어요.
3. '돈은 무언가와 바꾸는 것' 개념 잡기
‘돈은 물건과 바꾸는 도구’라는 기본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놀이용 동전을 10개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죠. “이 10개 동전은 오늘 하루 네가 쓸 수 있는 돈이야.” 아이는 신중하게 무엇을 살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사탕은 2개, 퍼즐은 5개, 종이비행기는 3개. 아이는 한 번에 다 살 수 없다는 걸 직접 체험하며 ‘선택’과 ‘제한’의 개념도 함께 익혔죠.
- 10개의 놀이 동전으로 하루 소비 활동 구성하기
- 아이 스스로 가격 정하기 → 선택 → 구매 체험
- 남은 동전으로 다음 날 연결 → 저축 개념 도입
아이 입장에서 이건 단순한 ‘놀이’였지만, 실제로는 돈의 역할과 제한된 자원의 개념까지 함께 담긴 교육이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이 재미있고 스스로 선택한 경험이었다는 점이에요.
4. 놀이용 용돈으로 계획과 선택 익히기
어느 날부터는 놀이용 돈을 일주일 단위로 지급하기 시작했어요. 이름하여 ‘○○이 나라 월급제’. 아이는 매주 일요일마다 종이 지갑에 들어 있는 10개의 동전을 받았고, 이 돈으로 일주일 동안 놀이 시간에 사용할 간식, 색종이, 장난감 등을 고르게 했습니다. 처음엔 다 써버렸지만, 점점 본인이 직접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더라고요.
“내가 이걸 사면, 내일 간식은 못 사겠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놀랐어요. 이건 숫자를 배우는 게 아니라, ‘결정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우는 순간이었으니까요. 저는 그저 틀을 만들어주었을 뿐인데, 아이는 스스로 돈과 감정, 선택을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5. 일상 속 대화가 만든 변화
마트에 가면 이제 아이가 먼저 계산대를 보고 말해요. “엄마, 이건 얼마야?”, “우리가 살 수 있는 거야?”라는 말을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금액’과 ‘선택 가능성’을 고려하는 사고가 생긴 거죠. 예전엔 그저 갖고 싶은 걸 들고 왔다면, 지금은 “그건 다음에”라는 말을 자기 입으로 먼저 하기도 해요.
아이와 매일 “오늘은 왜 이걸 샀어?”, “다음엔 뭘 사고 싶어?” 같은 질문을 주고받았어요. 이 짧은 대화들이 쌓여서, 아이의 돈에 대한 이해가 자라기 시작한 거예요. 책보다 훨씬 효과적인 경제 교육은 바로 이런 일상 속의 대화였다는 걸 느꼈습니다.
6. 미취학 아동 부모를 위한 실전 팁
-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작하세요. 특히 ‘가게 놀이’는 매우 효과적입니다.
- 실제 돈 대신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놀이 돈을 사용하세요.
- 놀이 안에 ‘선택’과 ‘제한’을 넣으세요. 너무 자유로우면 개념이 생기지 않아요.
- 질문을 자주 하세요. “왜 이걸 골랐어?”, “다음엔 뭘 하고 싶어?” 같은 말이 좋아요.
- 성과를 칭찬할 땐 ‘결과’보다 ‘선택과 과정’을 강조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숫자를 몰라도 돈의 개념은 놀이로 익힐 수 있어요. 색깔, 크기, 모양 등으로 구분하며 ‘교환’의 개념부터 시작해보세요.
정해진 나이보다는 아이의 이해력과 관심이 중요해요. 보통 만 5세 전후부터 놀이용 용돈으로 시작하면 좋아요.
놀이 중심의 돈 교육은 오히려 ‘기다림’과 ‘선택’을 배우는 기회입니다. 즉흥적 소비보다 계획적 사고를 길러줘요.
괜찮아요. 단위를 외우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실제로 만져보고, 놀이로 비교하며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놀이의 흐름 속에서 반복과 규칙성을 만들면, 재미와 학습을 모두 잡을 수 있어요. ‘놀이 안의 규칙’이 중요합니다.
놀이용 돈에 익숙해지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500원, 1000원 단위 실사용 경험을 주세요. 현실감을 갖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삶의 선택과 연결된 도구입니다. 미취학 아동이라도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 개념을 익힐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재미있게, 반복적으로, 아이 주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죠. 오늘부터 우리 집 거실이 아이의 경제 놀이터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돈은 숫자보다 먼저, 감정과 경험으로 배워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