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대화를 앞두고 용기를 구하는 기도 (여호수아 1:9)
어려운 대화를 앞두고 있으면 아직 아무 말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먼저 지칠 때가 있습니다. 해야 할 말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되고 괜히 관계가 더 멀어질까 두려워집니다. 머릿속으로 여러 번 말을 연습해 보아도 막상 그 순간이 다가오면 가슴이 답답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용기는 두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정직하게 말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결과를 내 뜻대로 만들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도 용기입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께 마음을 맡기고, 말할 지혜와 들을 여유를 구하고 싶습니다.
오늘의 말씀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여호수아 1:9 (개역개정)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어려운 대화를 앞두면 실제 상황보다 머릿속에서 더 많은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예전에 상처받았던 장면이 떠오르고, 상대가 할 것 같은 말을 미리 상상하고, 나도 모르게 반박할 문장을 준비하게 됩니다. 아직 대화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마음속에서는 이미 몇 번의 다툼이 지나간 것처럼 지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이 커지면 아예 피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내 입장을 확실히 지키려다 말이 세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호수아 1장 9절은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보다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붙들게 합니다. 내가 상대의 반응이나 대화의 결론까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들어갈지는 하나님께 도움을 구할 수 있습니다.
용기를 구한다는 것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쏟아내게 해 달라는 뜻이 아닙니다. 꼭 말해야 할 것을 분별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은 멈출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내 말을 전달하는 것만큼 상대의 말을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번의 대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정직하고 차분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기도
하나님, 제가 어떤 대화를 앞두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다. 왜 이 이야기가 어려운지, 무엇이 가장 두려운지, 그동안 제 마음속에서 얼마나 많은 말을 되풀이했는지도 아십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제 마음을 하나님께 가져옵니다. 두려움이 제 말과 태도를 결정하지 않도록 붙들어 주세요.
저는 자꾸 상대의 반응을 미리 예상합니다. 이해받지 못할까 걱정하고, 거절당할까 겁이 나고,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 경계하게 됩니다. 혹시 화를 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제 말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다 보면 대화를 피하는 편이 낫겠다는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피하는 것이 늘 평안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필요한 말을 해야 할 때 도망치지 않도록 용기를 주세요.
동시에 제 마음이 방어적으로 굳어지지 않게 해 주세요. 제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상대를 몰아붙이지 않게 하시고, 불안한 마음 때문에 말을 빠르게 쏟아내지 않게 해 주세요. 사실을 말하되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말하지 않게 하시고, 제 감정을 표현하되 그것을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게 해 주세요.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할 수 있는 겸손을 주세요. 변명부터 찾지 않고, 필요한 사과를 분명하게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반대로 꼭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면 죄책감 때문에 무너뜨리지 않게 해 주세요. 경계를 세워야 할 때는 차갑거나 모욕적인 말이 아니라 차분하고 분명한 태도로 말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도 도와주세요. 상대를 긴장시키는 말보다 대화를 열 수 있는 말을 선택하게 하시고,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 놓고 몰아가지 않게 해 주세요. 제 목소리의 높이와 표정, 말의 속도까지 돌아볼 여유를 주세요. 내용이 맞더라도 태도가 거칠면 마음이 닫힐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주세요.
제가 말하는 동안 제 마음도 살펴볼 수 있게 해 주세요. 화가 올라오면 바로 반응하지 않고 잠시 멈출 수 있게 해 주세요. 억울함이 커지면 과장하거나 예전 일을 끌어오지 않게 해 주세요. 두려움 때문에 할 말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는 조용한 용기도 진짜 용기라는 것을 기억하게 해 주세요.
무엇보다 잘 들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어려운 대화에서는 상대가 말하는 동안에도 제 다음 말을 준비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제 주장만 전달하고 끝내지 않게 해 주세요. 상대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제가 놓친 부분은 없는지, 불편하더라도 끝까지 들을 수 있는 인내를 주세요.
상대의 말 가운데 제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 있다면 방어적으로 밀어내지 않게 해 주세요.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배우게 해 주세요. 그러나 상대의 모든 감정과 판단을 제 책임으로 떠안지는 않게 해 주세요. 들어야 할 말과 내려놓아야 할 말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세요.
저와 대화할 상대도 하나님께 맡깁니다. 그 사람의 마음 상태와 반응을 제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요하지 않게 해 주세요. 그 사람을 이겨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저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마음과 사정을 가진 한 사람으로 대하게 해 주세요.
대화가 예상보다 거칠어질 때는 멈춰야 할 순간을 알아차리게 해 주세요.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조급함을 내려놓게 해 주세요. 지금 계속 말하는 것보다 잠시 시간을 갖는 편이 낫다면 그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 주세요. 바로 답을 받아내려는 마음보다 관계와 진실을 함께 지키는 쪽을 선택하게 해 주세요.
여호수아 1장 9절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강하고 담대하라고 하신 이유가 제가 모든 상황을 잘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어디로 가든 하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임을 붙듭니다. 이 대화에서도 혼자 버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게 해 주세요. 제 능력으로 용기를 만들어 내기보다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사실에서 힘을 얻게 해 주세요.
제 동기도 살펴주세요. 속으로는 상대가 제가 받은 상처만큼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이 대화를 통해 상대를 부끄럽게 만들거나 굴복시키고 싶어 하지는 않는지 돌아봅니다. 그런 마음이 있다면 제 입을 열기 전에 먼저 다루어 주세요. 이기고 싶은 마음보다 진실하게 말하고 사랑으로 행동하려는 마음이 더 커지게 해 주세요.
대화의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지혜도 주세요. 가능하다면 서로 너무 지치거나 급하지 않은 때를 고르게 하시고, 공개된 자리에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드는 일을 피하게 해 주세요. 꼭 지금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제 감정이 앞서지 않도록 더 큰 절제를 주세요.
결과는 하나님께 맡깁니다. 제가 걱정했던 것보다 대화가 잘 풀릴 수도 있고, 생각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바로 이해해 줄 수도 있고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대화가 끝난 뒤 마음이 후련할 수도 있고, 여전히 답답함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제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까지 붙잡고 흔들리지 않게 해 주세요.
제가 책임져야 할 것은 정직하게 말하고, 겸손하게 듣고, 존중을 잃지 않는 것임을 기억하게 해 주세요. 상대의 선택과 반응까지 제 몫으로 만들지 않게 해 주세요. 필요한 만큼 노력하되,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 평안을 주세요.
대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함께 계시고, 말을 주고받는 동안에도 함께 계시며, 끝난 뒤에도 제 마음을 붙드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숨기고 싶은 떨림과 불안을 그대로 가지고 나아갑니다.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두려움 속에서도 해야 할 한 걸음을 내딛게 해 주세요.
마무리
하나님, 이제 이 대화를 하나님께 맡깁니다. 말하기 전에 제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시고, 필요한 용기와 지혜와 인내를 주세요. 강하다는 것이 거칠다는 뜻이 아니며, 정직하다는 것이 모든 말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뜻도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게 해 주세요.
대화가 끝난 뒤에도 제 마음을 지켜 주세요. 더 사과해야 할 것이 있다면 피하지 않게 하시고, 기다려야 한다면 조급해하지 않게 해 주세요. 지켜야 할 경계가 있다면 원망 없이 지킬 수 있게 해 주세요. 서로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 작은 변화도 감사히 받아들이게 해 주세요.
말과 말 사이의 침묵까지 하나님께 맡깁니다. 제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말하지 못해도, 진실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을 내딛게 해 주세요. 어디로 가든 함께하신다는 말씀을 붙들고 이 대화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